국내여행, 왜 매력적이지 않는가?

2020-01-11 Essay Thought 칼럼

일상의 원더랜드화, ‘월드플레이’를 제안하다

바야흐로 여행의 시대이다. 국내에 여행플랫폼이 얼마나 많을뿐더러 신생 여행스타트업들 또한 엄청 등장한다. 관광스타트업들 모두 각자의 경쟁력을 가진 여행과 관련한 서비스를 내놓고 특히나 ‘국내여행’ 관련해서 여러 솔루션을 내놓고 있다. 이들의 솔루션이 어느 정도 문제를 해결했는지 개인적으로는 알 수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국내여행과 관련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 같다. 관광벤처스타트업대회가 꾸준히 열리는 걸 보면 말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국민들에게 국내여행이 왜 매력적이지 않는지, 우리나라 사람들은 왜 외국인이 한국을 방문하면 ‘대체 무슨 경험을 하기 위해 한국으로 여행을 온 것일까?’ 의아해 하는 걸까? 사실 이는 내가 오랜 시간 갖고 있던 풀어야할 의문이었다. 양 옆으로 중국과 일본이라는 어마어마한 관광콘텐츠를 가진 국가들 사이에서 한국의 여행콘텐츠 경쟁력은 어디에 있으며 어떤 차별점을 부각해서 샌드위치 상태에서 벗어나야할 것인가?

우리나라 사람들은 국내여행에 대해서 상당한 불만과 불신을 갖고 있다. 휴가철 성수기에 같은 돈을 써서 국내여행을 하는 것보다 해외여행을 하는 것이 비용적으로도 더 낫다는 의견이 통계적으로 높다. 해외에서의 경험보다 국내여행의 경험이 특별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휴가철에 한 몫을 챙기려고 바가지를 씌우는 국내 여행지의 숙박업소와 관광지가 되면 우수수 똑같은 컨셉을 가지고 나타나는 음식점 등이 그 원인 중 하나로 손꼽힌다. 다시 말하자면 매력적인 관광콘텐츠의 부재, 국내여행객들의 체험과 경험을 만족시킬 콘텐츠가 약하다는 것이다.

나는 오래전부터 이 부분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 게 좋을까 많은 생각을 했다. 정말 한국은 매력적인 관광지가 없는 것일까?
"국내 지방에 뭐 볼게 있어, 다 거기서 거기 같던데." 가장 많이 들었던 소리였다. 많은 사람들이 언급하는 '우리나라는 다 거기서 거기야. 누가 하나 잘해서 빵 터지면 모두 다 똑같이 해. 그래서 콘텐츠가 전부 똑같아져. 자연환경은 뭐 특별한가? 그냥 둥글둥글한 그거가 거기서 거기지. 중국의 장가계 같은 풍경 하나 없는 나라인데.' 라는 이 부분, 이것이 바로 한국 국내여행 산업의 본질적인 문제였다. 그렇다면 이를 해결하는 솔루션을 제공해야 하는 것이다. 국내여행에도 경험기획이 절실히 필요한 상태라는 것이 느껴졌다.

그래서 그다음 나는 질문을 이어갔다. "국내여행지에 어떻게 경험을 기획해야할까?"
이에 대한 아이디어는 관광콘텐츠로 유명한 나라들을 벤치마킹해보면서 떠올릴 수 있었다. 역으로 이렇게 물어야 한다. '왜 우리나라 사람들은 해외여행을 하러 갈까? 가서 무엇을 경험하고 느끼고 올까?' 우리나라 사람들이 해외여행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 얻어오는 콘텐츠 경험이 바로 국내여행콘텐츠에서 부족한 지점이고 보완되어야 할 부분이었던 것이다. 나는 그동안의 해외여행 경험을 되돌아보았다. 무엇이 내가 여행을 기대하고 즐기게 했을까? 그러다 문득 그동안 갔던 패키지여행코스의 일정표를 떠올렸다.

'여행코스 일정표!' 그렇다, 해외여행코스에는 '테마'가 있었다. 마찬가지로 자유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 역시 해외여행을 계획하는데 있어서 '그곳에 가서 무엇을 하고 오고 싶은가'라는 '테마'를 잡고 간다. 그렇다면 국내여행을 하는데 있어서 '테마'를 잡고 여행을 계획하는 비율이 얼마나 될까? 국내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의 경우 보통 여름휴가철에 '바다나 계곡, 워터파크 등 시원한 곳으로 놀러가 휴식'을 즐기러 혹은 일상 속에서 해외까지는 나갈 수 없어도 잠깐의 여유를 즐기고 싶을 때 '호캉스'를 가거나 혹은 기차여행을 통해 지방의 유명도시들에 놀러가 그 주변에서 놀거나 혹은 테마파크에 찾아가거나 유명한 축제가 열린다고 하면 짧지만 콤팩트한 가족 여행을 잠시 다녀오거나 혹은 유명한 산에 등산을 가거나 정도로 분류해볼 수 있다.

다시 말해 해외여행을 갈 때는 패키지로 가든 자유여행을 가든 많은 비용을 들여 해외에 나가는 만큼 누리다 오고 싶어서 꼼꼼한 계획을 통해 여행 일정을 잡지만 국내여행에 있어서는 특별한 계획 없이 언제든 프리하게 떠나는 특징이 있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일단 무작정 집을 떠나 밖으로 나오긴 했는데 '그래서 이제 뭘 하지? 어디서 뭘 먹지?'의 상황이 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내 동네에서 노는 것과 여행지에서 노는 것이 별반 차이가 없게 되는 것이고, 설상가상으로 한국은 국민 성향 상 굉장히 보편성이 큰 편이라 비슷비슷한 느낌을 받게 된다. 국내여행은 일상의 연장선에 있다는 것, 이것이 국내여행이 그동안 경쟁력이 약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일상에서 새로운 경험을 제안해야하는 것이 국내여행플랫폼이 만들어야할 솔루션이다.

또 하나, 해외여행 경험에서 느낀 바는 여행을 할 때 유명 여행 국가들은 로컬문화의 특징을 강점으로 내세운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생각해보니 국내여행에 있어서 ‘로컬문화’를 많이 고려하는 가라고 자문을 해본다면 ‘글쎄’ 하는 답을 만나게 된다.
예를 들어 독일의 경우, 독일일주를 했던 경험에 비추어본 바 각 지역권별로 스토리텔링 콘텐츠와 테마가 달랐다. 프랑스여행도 생각해보니 북부, 중부, 남부별로 여행콘텐츠가 색달랐다. 스위스는 또 어떠한가, 크기는 우리나라와 비슷하거나 혹은 더 작은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서쪽에서부터 동쪽으로 문화권이 4개로 나뉘어 지역권 특색이 뚜렷했다. 생각해보니 국내여행을 할 때 이런 부분을 고려해본 적이 없던 것 같았다.

그 생각이 더 들었던 것은 대학 동기들과의 국내문화탐방단을 기획해서 영남지방과 호남지방을 여행했던 경험에서 비롯했다. 우리는 당시에 영남의 가야문화와 호남의 마한문화를 답사하는 것을 탐방의 주제로 잡고 떠났다. 체계적이고 꼼꼼한 계획을 바탕으로 하고, 사전에 지리와 역사문화를 공부한 뒤 출발한 이 여행은 기차여행에서부터 흥미로웠다.

자세한 것은 차후 얘기를 하고 결론만 말하자면 우리는 '테마' 덕분에 관심사와 연관한 여행을 국내에서도 해외관광지 못지않게 즐기고 돌아왔다. 생각보다 지방 도시가 아닌 지역에 국내인도 잘 모르는 가 볼만한 곳이 많았고, 우리는 이를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어서 입이 근질거릴 정도였다. 마치 앨리스가 이상한 나라를 모험했듯 우리는 여행하는 동안 일상을 떠나 새로운 세계에 있다 현실로 돌아온 것처럼 후유증이 오래갔다.

그렇다면 한국의 문화권도 한번 나눠볼 필요가 있었다. 우선 문화권은 지리와 역사적 경험 이렇게 두 가지로 나눠 분류해볼 수 있다. 한국의 지리적 문화권은 다음과 같다. (남북 모두 포함해본다)

[관(關)]
관서 지방 - 랑림산맥의 서쪽. 조선시대의 평안도 일대. 지금의 평양직할시와 평안남도, 평안북도 및 자강도 지역을 가리킨다. 서북 지방이라고도 한다.
관북 지방 - 철령 이북, 랑림산맥의 동쪽. 조선시대의 함경도 일대. 지금의 함경남도와 함경북도 및 양강도, 라선특별시 지역을 가리킨다. 관남 지방을 포함하고 있다.
관동 지방 - 랑원도 지역. 태백산맥 혹은 백두대간을 기준으로 서쪽에 위치한 영서 지방과 동쪽에 위치한 영동 지방을 통칭한다.

[영(嶺)]
영동 지방 - 태백산맥 혹은 백두대간의 동쪽. 강릉시 등이 위치한 강원도 동부 지역을 가리킨다.
영서 지방 - 태백산맥 혹은 백두대간의 서쪽. 춘천시 등이 위치한 강원도 서부 지역을 가리킨다.
영남 지방 - 태백산맥과 소백산맥의 동남쪽. 조선시대의 경상도 지역과 울릉도-독도지역. 지금의 경상남도와 경상북도 및, 부산광역시, 대구광역시, 울산광역시 지역을 가리킨다.

[호(湖)]
호서 지방 - 의림지와 금강 상류의 서쪽. 조선시대의 충청도 일대. 지금의 대전광역시와 세종특별자치시, 충청남도 및 충청북도 지역을 가리킨다.
호남 지방 - 벽골제와 금강 하류의 남쪽. 조선시대의 전라도 일대. 지금의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 및 전라북도 지역을 가리킨다.
기호 지방 - 경기 지방과 호서 지방을 통칭한다.
경기 지방 - 서울특별시와 경기도 및 인천광역시 지역을 가리킨다. 경기(京畿)는 왕성(王城)을 중심으로 사방 5백리 이내의 땅을 뜻한다. 오늘날에는 서울을 중심으로 권역이 형성되면서 수도권이라고도 부른다.


해서 지방 - 조선시대의 황해도 일대. 지금의 황해남도와 황해북도를 가리킨다.

[도(島)]
제주 지방 - 제주도와 그 부속 섬들을 가리킨다.

이중 남한에 해당하는 지역은 주로 [영(嶺)] 과 [호(湖)], [도(島)]에 해당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들의 지리적 문화권은 이러하지만 역사적 문화권은 또 다르다.


옥저, 동예, 고구려, 고려문화권 : 관서, 관북, 관동(현 남한의 영동+영서 포함) 지방, 경기의 북부지역~해서지방
마한(+소국), 백제, 조선문화권 : 기호지방(경기+호서), 호남지방
진한(+소국), 변한(+소국), 가야, 신라(+통일신라)문화권 : 영남지방
탐라문화권 : 제주지방


그동안 한반도의 역사문화권을 무시하고 있다가 이렇게 분류해보니 국내에도 다양한 문화권이 공존해왔음이 목격된다. 우리는 ‘단일민족의 허상’에 눈을 가려져 이를 똑바로 보고 있지 못했다. 다시 말해 이 두 가지 방식의 문화권을 통해 관광자원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나는 ‘월드플레이’라는 테마/장르여행플랫폼(여행스토리텔링플랫폼)을 하나의 경험기획 사업으로 제안한다.

퀘스트: 테마여행지와 문화유산의 ‘빈틈’을 채워라

‘월드플레이’는 ‘내가 있는 세상 그 어디든 놀이터가 된다. 모든 사람들이 자신이 주인공인 자신만의 세계를 누린다.’라는 미션을 기치로 사람들이 자신들이 즐기고 싶은 장르의 국내여행콘텐츠 세계관을 스스로 만들어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융복합 여행스토리텔링플랫폼이다. 월드플레이의 기술을 뒷받침하면서 콘텐츠크리에이터 스페이스인 메이커월드(월드메이커)와 세트로 제공된다.